고국에서 보내온 글

정선 ‘대철베드로의 집’

임영숙 (사회복지법인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대철베드로의 집 원장)

대철베드로의 집은 청소년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청소년 공동생활 가정입니다. 설립당시(1988년 12월) 탄광지역의 열악한 환경은 다른 지역보다 아동 청소년 문제가 많았습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받은 아이들과 조손가정의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절실한 때였습니다.

13세의 어린나이에 순교한 성인 유대철 베드로를 주보성인으로 정하고 성인의 올곧은 신앙의 정신을 공동체가정에 심어주자는 의미로 ’대철베드로의 집‘이라 정하고 그룹 홈을 시작했는데 어언 3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크고 작은 변화를 겪으면서 어려운 시절도 있었지만 성장해 가는 어린 친구들이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참으로 보람되고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곳에 들어와서 지역사회의 관심과 애정 어린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해 갔던 친구들이 약 30여명 되는 것 같습니다. 성실하게 공부하고 생활하여 수도자나 성직자가 된 친구들도 있고, 결혼하여 훌륭한 부모가 되어 어린 아기를 품에 안고 찾아오는 친구들, 직장인이 되어 지역사회에서 제 몫을 다 하는 친구들까지, 대철베드로의 집이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청소년들의 행복한 보금자리가 되어준 덕분입니다.

대철베드로의 집에는 현재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6명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함께 부대끼며 싸우고 화해하며 한 가족처럼 알콩달콩 지내고 있습니다.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처럼 밝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 합니다. 축구선수를 꿈꾸며 밤낮으로 축구공을 끼고 사는 친구부터 장래 희망은 모두 다르지만, 공동체 생활을 통해 일찍부터 나눔과 배려를 몸으로 익히며 생활하는 친구들입니다.

탄광촌은 사라졌지만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청소년들의 의식과 가치관도 많이 변했습니다. 우리 친구들이 현대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맞춤교육을 통하여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30여 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철베드로의 집을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후원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친구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Message Date: 08-07-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