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사람

김남숙 (갈거리사랑촌 베닉노의집 과장)

151115.jpg '원주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24년간 장애인들과 노인들, 오갈데 없는 노숙인들을 위하여 갈거리사랑촌을 건립하고 사랑을 실천해 온 곽병은 원장님입니다. 의사인 부인과 함께 원주의 ‘부부의원’을 운영하며 오갈데 없는 장애인과 노인의 삶의 터전인 ‘갈거리사랑촌’을 비롯해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십시일반’, ‘노숙인 쉼터’ 등을 만들어 운영해오시다 1996년에는 시설일체를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에 무상으로 기증하셨습니다.

곽 원장님이 부부의원의 영리의사 가운을 벗는 퇴임식은 갈거리사랑촌 가족들과 운영위원들, 지역 주민들이 모여 소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늘 입버릇처럼 갈거리에서 영원히 봉사자로 살고 싶다는 뜻에 따라 공식 퇴임 후 사랑촌 내에 거처를 마련하고 이젠 봉사자의 삶으로 첫발을 내딛으셨습니다.

평소 소신대로 봉사자로서 욕심을 버리고 ‘내 것’에서 벗어나 더 낮게 더 작은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곽 원장님의 퇴임사는 또 하나의 잔잔한 감동을 선물하였으며 가족들과 직원들은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 또한 1992년 부부의원 직원으로 원장님과 처음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24년간, 평생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하며 자신보다 늘 남을 먼저 배려하고 사회복지에 열정을 바치셨던 원장님의 헌신적인 노력이 생각나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는 이러한 노고에 감사의 뜻을 담아 명예원장 위촉패를 수여했으며 대안2리 주민들 또한 원장님께 감사패와 화환을 전달해주셨습니다.

어려운 이웃에게는 늘 관대하시고 일을 함에 있어서는 한 치의 빈틈도 허락지 않으시며 주경야독으로 평생 공부하시는 원장님을 보며, 늦은 나이에 사회복지를 전공으로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갈거리사랑촌에서 근무하기까지 곽 원장님은 저에게 가족이며 스승 같으신 분이십니다.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에게는 사랑을 다 주시고도 더 주지 못해서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갖으시고, 받을 것은 잊어버려도 줄 것을 잊지 않으시는 곽 원장님은 ‘행복은 진정 돈으로 살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신 행복한 사람입니다. 앞으로 저 또한 원장님의 마음을 본받아 진정한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일에 대한 보상과 이득을 따지지 않는 사고를 가진 행복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시는 원장님, 앞으로도 계속 든든하게 저희를 지켜주시면서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늘 건강하고 행복하게 웃고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Message Date: 11-15-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