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희망카페에 근무를 하면서 ~~

이순자(희망카페 바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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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 출근해요~"

이 늙은 나이에 아침 출근을 한다는 것이 인생에 있어 얼마나 행복한 하루하루인가... 칠십이 한참 넘어서, 옛날 같으면 뒷방에서 며느리의 대접 받으며 살 나이인데...

나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거울을 보며 늙은 얼굴에 그림을 그립니다. 눈썹도 꼼꼼하게 잘 그리려고 애쓰고, 입술에는 붉은 립스틱을 바르며 보다 젊어 보이고 생기있게 만들려고 노력하지요. 매일같이 나 자신을 그리며 단정하게 차려입고 출근을 합니다.

영월군종합사회복지관 희망카페가 나의 직장입니다. 사회복지법인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가 영월군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곳이지요. 복지관 문을 열고 들어가면 1층 로비 엘리베이터 앞에 작은 카페가 바로 ‘희망카페’라 이름 붙여진 나의 근무처입니다. 복지관을 오가는 많은 이용자들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희망을 전해주는 곳입니다. 바리스타 라는 멋진 이름을 가슴에 달고, 찾아오시는 분들을 미소로 맞이하지요.

복지관을 지어준 군수님 그리고 이 늙은 여인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관장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일에 전념합니다. 얼마를 버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번 돈으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돈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앞날의 희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카페에 오시는 손님들에게 친절하고 겸손하게 대하며 내 건강을 챙기고 매일의 삶에 감사하고 남은 인생을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카페에 손님이 많은 날은 힘들기보다는 신이 납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일하며 행복한 순간순간을 맞이합니다.

우리 같은 노인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준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보람있고 가치있게 늙어가기 위해서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까요? 영월군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주시는 많은 이용자들, 특히 삶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카페가 말 그대로 희망을 전하는 쉼터가 되길 바랍니다.

Message Date: 12-21-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