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에 살고 있는 김동윤 입니다.

평범한 산골 소년이기도 합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렇게 세 식구가 살고 있습니다. 집은 좀 외진 곳에 있어 친구들도 많지 않고, 늘 혼자 일 때가 많습니다.

밖에 나가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은데, 저희 집 근처에 사는 친구들이 없어 심심할 때가 많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잘 돌봐 주시긴 하지만,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그저 공부만 하라고 하시니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공부 하는 것도 재미있긴 한데, 아직 노는 것이 더 재밌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돌아오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때가 많습니다. 친구들과 유일한 소통 수단이기도 하고 공부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입니다. 가끔 숙제를 위해 컴퓨터에 오래 앉아 있을 때도 있는데, 답답한 방에만 있는 것이 안됐는지 얼마 전에 고모님께서 자전거 한 대를 사주셨습니다. 아무래도 할머니께서 컴퓨터 앞에만 있는 것이 못 마땅하셨는지 고모님께 연락하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길이 좁고 위험한 곳이 많아서 자전거를 타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고모님이 사주신 자전거는 몇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흙도 묻지 않은 새 자전거로 마당 한구석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습니다.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용기를 내봐야겠습니다. 새 자전거가 아깝기도 하고, 사주신 고모님의 마음도 헤아려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긴 한데 컴퓨터 앞에 있는 것이 더 좋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보내주신 후원금은 주로 교통비와 학습지 구입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학교에 다니면서 돈이 많이 필요할 때가 교통비와 학습지 구입비이었는데, 할머니께 부담을 덜어 드리는 것 같아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버지니아에서 보내 주신 관심과 사랑으로 올 한해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정말 감사드리고요. 내년에도 복 많이 받으세요.

- 강원도 정선에서 김동윤 올림-

Message Date: 01-04-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