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구정 설날 정(精) 나누기

제천시노인종합복지관

160215.jpg “모 나와라! 빠꾸(back) 도 나와라!!”

시끌벅적~ 야단이 났습니다. 윷놀이 말판 앞에서 어느 팀이 이기고 지는지 가늠하느라 바쁘기만 합니다. 민족대명절인 설을 앞두고 제천시노인종합복지관(관장 김진상)에서는 홀로 지내고 있는 독거 어르신들을 초대하여 윷판을 벌렸습니다. 모처럼 활기가 넘치고 주름진 얼굴에 생기가 돋습니다. 상품이 걸려있어 더욱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윷놀이입니다. 어르신들은 물론 구경하는 사람들 얼굴에서도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윷놀이는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에 빠질 수 없는 민속놀이입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시작만 하면 모두가 즐거워지는 놀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은 새로운 말판까지 등장하여 그 재미를 더해 줍니다. 천당과 지옥을 그려넣고는 착한 일을 한 말은 세 단계 앞서게 하고 나쁜 일을 한 말은 세 단계 뒤로 물러서게 말판을 그려 넣은 것이지요. 말판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 하다 보면 선두가 바뀌기도 하고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게 되면서 재미를 더해줍니다. 윷가락 네 개가 허공으로 날아오를 때마다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한숨과 한탄이 나오기도 합니다. 마치 일생일대의 마지막 도전처럼 어르신들은 집중하시고 진지해 지는 시간입니다.

늘 홀로 지내시며 명절이면 더욱 외로우셨던 어르신들이기에 복지관에서 준비한 행사가 그저 고맙고 행복합니다. 의림어린이집 원아들의 깜찍한 공연과 아이들의 재롱에 세배까지 받으니 더 이상 외롭지 않다 하셨습니다. 또한 한약의 고장 제천에서 유명한 약선음식전문점인 바우본가에서 약선 오리백숙 정식을 어르신들에게 명절 특식으로 대접해 드리니 이런 호사를 언제 누리겠냐 하시며 흡족해 하셨습니다.

날이 갈수록 노인인구가 늘어나는 반면, 복지혜택은 제자리 걸음수준이기에 독거 어르신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만 갑니다. 지역사회의 관심과 배려덕분에 제천지역에 홀로 거주하시는 어르신들이 잠시나마 명절 외로움을 잊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제천노인복지관에서는 독거어르신들을 위하여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Message Date: 02-15-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