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모두가 행복하게 변해야 합니다

천사들의 집

160229.jpg 겨우내 언 땅이 조금씩 녹으며 봄을 재촉하지만 치악산 정상엔 상고대가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이곳 천사들의 집 뜨락에는 따스한 햇살이 비치고 장애우들의 미소에도 봄이 수줍게 내려앉습니다. 항상 밝은 표정으로 낯선 이에게도 먼저 달려와 인사를 건네는 친구들, 악수를 청하며 과장되게 자랑을 늘어놓는 아이들, 부풀린 자기자랑에 헛웃음이 나올 때도 있지만 그런 모습이 더 대견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우리 친구들이 사람냄새 나는 곳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지요.

천사들의 집이 이곳에 터를 잡은 지 27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당시 시설의 규모는 원주시에서 가장 최신 건물이었을 것이나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 지금은 개선해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유지 보수를 위해 해마다 기능보강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설관리 선생님은 동분서주하며 뛰어다닙니다. 친구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한 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는 장애인 친구들에게 운동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원장 신부님들이 발 벗고 나섰습니다. 친구들의 장기와 특성에 따라 원하는 모든 체육시설을 만들어 줄 생각이었지요. 늘 부모의 정이 그립고 사랑이 고픈 친구들을 위해 각자가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우선, 노후 되어 쓸모없이 버려진 테니스장을 보수하여 친구들의 만능 운동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곳에서 농구와 배드민턴을 하고, 테니스는 재능기부 선수의 코치를 받으며 새로운 재미에 푹 빠진 친구들은 싱글벙글 하루가 짧기만 합니다. 농구가 신나는 친구, 탁구에 목숨을 거는 친구, 역도 대회에 나가 메달을 걸고 오는 친구까지 활기가 넘치는 시설이 되었지요. 어린 친구들을 위해서는 안전한 놀이시설을 만들고 각자의 취미와 특기에 맞추어 운동기구들을 하나씩 준비하기까지 후원자들의 도움도 있었습니다.

2016년에는 천사들의 집이 더 큰 변화를 향해 나아가려고 합니다. 장애 친구들뿐 아니라 종사자들 모두가 함께 더불어 행복한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환경도 변하고 사람도 변해야 하겠지요? 우리 장애 친구들이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고 지역사회의 관심 속에서 당당한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행복한 변화를 이어갈 것입니다.

Message Date: 02-29-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