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안나의 집

사회복지법인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안나의 집

160411.jpg 원주시 봉산동에는 ‘안나의 집’(원장: 장해영)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운영하는 어르신 공동생활 가정입니다. 요양보호사 2명이 오갈 데 없는 어르신 6분을 모시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안나의 집은 개원한 지 30년이 가까워 옵니다. 처음에는 허름한 일반 주택을 빌려 의지할 곳 없는 어르신 한두 명을 모시고 봉사자가 함께 살다가 공동생활 가정을 꾸리게 되었고, 낡은 옛 집을 떠나 봉산동으로 이사를 와 둥지를 튼 지도 벌써 15년 세월이 가까워 오고 있습니다. 치악산이 멀리 바라보이는 양지바른 언덕 아래 위치한 안나의 집은 일상생활이 어느 정도 가능한 어르신들이 함께 의지하며 생활하고 계십니다. 대부분 80세 이상 고령인데다 여기저기 건강이 좋지 않아 약으로 하루를 버티고 계십니다. 규모가 작고 잘 알려지지 않은 시설이다 보니 봉사자나 후원자가 거의 없고, 명절조차 찾아주는 이 없는 조금은 쓸쓸한 노후를 보내고 계시지요.

요양보호사들은 두 명이 교대로 밤낮을 지켜야 하므로 근무조건 또한 열악한 실정입니다. 정부나 원주시의 지원금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어 인건비는 법인에서 보조하고 있습니다. 요양보호사들의 사랑과 헌신적인 마음이 없다면 우리 어르신들의 노후는 더욱 서글퍼 질 것입니다.

모처럼 안나의 집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일명 ‘사사모’(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단체 회원들이 시설을 방문했기 때문입니다. 노인들만 사는 공동체에 젊은 남자들 여러 명이 들어오니 어르신들 얼굴이 환해지셨습니다. 후원물품도 한 아름 들고 오셨습니다. 자상하게도 소모품들 이것저것을 챙겨주셨지요. 귀가 어두운 어르신 한 분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이렇게 고마울 수가~..” 하며 말씀을 잇지 못하십니다. 젊은이들 얼굴만 봐도 고마운 일이거늘 어르신들 간식거리까지 챙겨 오셨으니 그저 감격스럽기만 합니다.

사사모 회원들은 뜻있는 사람들이 2003년 사비를 모아 결성된 단체로, 우리 시설의 어려운 형편을 알고 7년 가까이 매년 김장과 물품지원 등을 통해 어르신들을 돕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환한 웃음이 오래오래 지속되길 빌며 후원해 주신 사사모 회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Message Date: 04-11-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