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고등학생들의 재능봉사

사회복지법인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홍보부

160425.jpg 햇살 가득한 봄날에,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는 봄꽃들을 보며 농촌의 봄은 도시보다 늦게 찾아오는구나 싶습니다. 갈거리사랑촌은 원주시 흥업면 대안리에 자리잡은 성인 장애인 시설입니다.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 안쪽에 장애인 시설과 어르신 공동생활 가정이 함께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요즘은 주거지역 안에 장애인 시설을 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민들의 원성과 반대가 심하기 때문이지요. 이곳은 지역마을과 모든 면에서 협조가 잘 되고 함께 상생하며 어울려 잔치와 축제를 함께 마련하는 이상적인 공동체 마을입니다.

늘 시설에서만 생활하는 가족들은 외부에서 손님이 방문하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모처럼 휴일을 맞아 고등학생 봉사자들이 악기를 둘러메고 산촌을 찾아왔습니다. 가족들이 어찌나 반가워하는지 먼저 뛰어나가 반기고 환대해 줍니다. 사람들의 정이 그리운 것일까요? 원주에 육민관고등학교 음악동아리 학생들이 시간을 내어 시설을 방문한 것입니다. 젊은이들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버린 농촌에 나타난 어린 학생들이 얼마나 예뻤을까요? 학생들을 향한 시설 가족들의 눈빛이 어찌나 강렬한 지 무대도 빛이 났습니다. 신나는 악기연주와 노래공연으로 갈거리 사랑촌은 어느새 축제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학생들은 공부하는 틈틈이 준비한 바이올린과 건반악기로 신명나는 음악을 연주하여 시설 가족들 모두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지요. 흥을 주체할 수 없는 가족들이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하는가 하면 엇 박수를 치면서 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고 모두가 음악에 취해서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젊은 학생들과 함께 춤과 노래로 하나가 되니 시설 가족들 또한 더욱 젊어진 기분이 드는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제도 속에서 학생들의 봉사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봉사점수가 있긴 하지만 시간과 장소 등 여러 제약으로 인하여 진정한 봉사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자청하여 시설의 가족들에게 음악을 통하여 재능봉사를 와 준 학생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학생들도 진정한 봉사를 통하여 인생의 또다른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라 믿습니다.

Message Date: 04-25-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