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베푸는 삶의 행복

횡성노인복지센터

160523.jpg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명절만큼이나 쓸쓸한 날은 바로 생일입니다. 자식이 있다 해도 멀리 있어 방문조차 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이런저런 사유로 자식 얼굴보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습니다. 늙는 것도 서글픈데 찾아주는 이 아무도 없으니 더욱 외롭고 서럽기만 한 세월이지요.

횡성노인복지센터에서는 지역에 홀로 지내고 계시는 독거어르신들의 생신을 아주 특별히 준비해 드렸습니다. 지역 읍내에 있는 착한 식당에서 생신을 맞으신 어르신들을 초대하여 무료로 식사를 대접해 드리기로 한 것입니다. 외식을 통하여 독거 어르신들의 무료함을 달래드리고자 외식 후원활동에 기꺼이 동참하는 식당입니다.

새벽잠이 없는 어르신들이 이른 아침부터 꽃단장을 하고 집 앞을 서성댑니다. 조금은 상기된 표정에 소풍가는 어린이마냥 들뜬 모습입니다. 늘 독수공방 하시며 말 붙일 상대도 없이 홀로 지내던 어르신들이기에, 누군가 나를 기억해 주고 불러준다는 것은 삶의 기쁨이며 희망이지요. 아프던 허리와 관절도 잠시 잊은 양, 환한 미소로 싱글벙글 외출준비에 바쁘십니다. 연신 고맙다며 “자식보다 낫구먼. 자식도 다 소용없어 ~” 하시며 외로운 내색을 감추지 않으십니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 어르신들의 표정이 더 밝아지셨습니다. 식당 주인장은 어르신들 입맛에 맞게 닭백숙과 함께 각종 음식들을 푸짐하게 차려놓고 어르신들을 반겼습니다. 얼마만의 외출인지 모릅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을 털어내듯 봄 햇살보다 더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시는 어르신들을 뵈며 주인장은 괜스레 송구해 집니다. 더 자주 못 모셔서 미안하다며~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매주 반찬봉사도 해 주는 착한 식당이었는데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어 주인장은 더 미안한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를 아끼지 않습니다. 어르신들은 아쉬운 마음을 담아 덕담을 건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베푸는 삶을 통해 스스로 자신이 더욱 성장하며 행복하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려주는 아름다운 봉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Message Date: 05-23-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