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천사둥이’ 체육대회

사회복지법인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홍보부

160530.jpg 이른 아침부터 천사들의 집 뜨락이 시끌벅적 합니다. 원주 천사들의 집(원장: 신현만신부) 장애인 친구들이 체육대회를 하는 날입니다. 이날만큼은 보호자들도 함께 모여 자녀들의 손을 잡고 마음껏 사랑을 나눕니다. 생활 재활교사들은 부모가 참석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더 세심하게 살피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푸른 잔디밭에서 풍선 터트리기와 줄넘기, 오재미 놀이 등 장애인 친구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경기를 편성하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잠시 몇 발자국 걷다 넘어지더라도 함께 하는 순간이 그저 기쁘고 행복한 친구들입니다. 오늘은 넘어져도 행복한 모양입니다. 어떤 친구는 온 몸을 실룩거리며 일어서느라 진땀을 빼면서도 환한 미소를 마구 날려줍니다.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 또한 장애친구들에 대한 배려이며 애정이랍니다. 만족한 듯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경기에 임하는 친구들을 바라보며 천사의 모습이 연상되었습니다. 사회적인 연민의 시선도 오늘은 걱정 없습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뛰고 웃고 소리치며 세상의 편견도 깨부술 만큼 행복한 하루였으니까요.

이곳 천사들의 집에 장애인 친구들이 둥지를 튼 지도 25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새 어린 아기였던 친구들이 성년이 되었는데 갈 곳이 없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성인시설은 부족하기만 하고, 복지예산은 점점 줄어드는데 시설평가항목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평가기간만 되면 시설 장애인들에게 쏟아야 할 에너지를 평가서류 준비에 온통 쏟으며 전력을 다해도 우수 기관이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평가일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오늘만큼은 모든 직원들이 친구들의 행복만을 생각하기로 하였습니다.

해맑게 웃는 친구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어느새 무장해제가 됩니다. 더욱이 경증 장애인 친구들이 중증 장애인 친구들을 도와주는 모습을 볼 때면 얼마나 흐뭇한지 모릅니다. 서로가 나누고 베풀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이미 몸으로 알고 있는 친구들입니다. 이렇듯 함께 있어서 행복한 곳이 바로 천국이겠지요.

Message Date: 05-30-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