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백세 인생시대, 무한도전으로 검정고시 합격

장해영(사회복지법인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자원개발부장)

160808.jpg 무한도전이란 청춘에게만 쓰는 말이 아닙니다. 제천시노인복지관에서는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초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어르신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78세의 장OO 어르신은 도내 최고령 합격자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준비한 공부이기에 합격소식은 더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고령의 나이에 짧은 기간 동안 어떻게 공부할 수 있었는지 그야말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모양입니다.

6,25전쟁 후 한국경제가 도약을 외치던 시절에 고단한 삶을 사셨던 70대 이후 어르신들 중에는 한글도 깨치지 못한 분들이 많습니다. 가난을 탓하고 환경을 탓했지만 살아온 삶만큼은 늘 우등생이었지요. 자신을 돌아볼 여가도 없이 흘러간 세월은 백발의 노인을 만들어 버렸지만, 이제 와서 무학을 부끄럽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백세 보험이 유행인 이 시대에 육십이면 아직도 청춘이요, 팔십이면 앞으로도 이십년을 더 살아야 하는 그야말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 셈이지요. 그러기에 무엇을 어떻게 하며 노년의 시간을 보낼 것인지가 문제입니다. 자칫하면 안방이나 뒷방 늙은이로 전락하여 종일 TV 앞에 앉아 있거나, 담배연기 자욱한 경로당에서 종일 시간을 보내기 십상입니다. 노인 일자리라도 얻게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으나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지역 노인복지관은 노후의 삶이 지루하지 않게 여가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줍니다. ‘늦은 나이에 무슨 검정고시를 준비하느냐’는 주위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어르신들이 과감하게 검정고시 공부에 도전장을 내고 준비한 결과 2명의 어르신이 초졸과 중졸 합격의 영광을 입었습니다. 고령의 연세에 학업에 정진하는 모습은 존경을 넘어 경외심까지 생깁니다. 제천노인복지관에서는 어르신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도전을 멈추지 않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어르신들! 지금 함께 도전해 보세요.”

Message Date: 08-08-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