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고구마와 함께 나누는 행복

사회복지법인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홍보부

161122-1-1.jpg 161122-2-1.jpg 가을이 깊어가며 겨울 채비를 서두르는 계절입니다.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유충희 신부)에서는 올 봄에 사무실 앞 공터에 고구마를 심었습니다. 근처 기관 시설의 직원들이 십시일반 손을 보태어 고구마 심는 작업을 도왔습니다. 시설가족들의 겨울 간식을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땀을 흘렸었지요. 한여름 태양빛을 견디고 비를 맞으며 고구마는 쑥쑥 자라나겠지 생각했습니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진리를 오늘에야 깨닫습니다.

모든 시설들이 크고 작은 행사들로 바쁜 시기이기에 고구마를 캘 일이 아득하였지만 원주 경찰서 기동순찰대 소속인 블링블링 봉사대원들 20여명이 기꺼이 봉사를 나서 주었습니다. 시설 가족들이 겨울 간식으로 먹을 고구마이기에 저마다 구슬땀을 흘리면서 열심히 풀밭을 헤치면서 고구마를 캤습니다. 직원들과 봉사대원들 40여명이 투입되었지만 잡초 덤불 속에 고구마가 숨어 있는 형국이라 작업은 더디고 밭은 넓게만 보였습니다. 대부분 태어나서 처음 땅을 파 본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고구마가 땅속에서 달려 나오는 것을 보고 또 신기해하였지요. 오전 내내 땀 흘려 얻은 소출은 기대만큼 크지 않았지만 그래도 감사했습니다. 나눌 만큼은 되었으니까요.

원주시 봉산동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사무실 주변에는 천사들의 집을 비롯하여 모두 7개 시설이 모여 있습니다. 모두 법인 산하 시설들이기에 작은 것이 있어도 서로 함께 나누며 살고 있습니다. 고구마도 풍족하진 않지만 골고루 분배하여 시설 가족들이 겨울 간식으로 먹을 수 있도록 나누었습니다. 비록 밭 관리를 못해 소출이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후원회의 몇몇 은인들과 특별 후원자에게도 조금 보내드렸습니다. 우리가 땀 흘려 농사지은 것이기에 더 특별한 의미를 담았습니다.

고구마를 캐면서 이 세상에서 거저 얻어지는 행복은 없다는 것을 배웁니다. 수고하고 고생하며 얻은 행복이 더욱 소중하고 값진 것임을 또 깨닫습니다. 새삼 농부들의 삶이 존경스럽고 고맙습니다. 땅을 보존하고 일구며 땅과 함께 일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그것이 천직이라 해도 고난의 길이 틀림없습니다. 좋은 열매는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운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Message Date: 11-22-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