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정의, 평화를 위해 걷는 사람들

사회복지법인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홍보부

161203.jpg 대한민국이 최순실 게이트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 강원도 원주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11월 5일(토) 지구촌 평화와 희망 나눔을 위한 걷기 대회가 사단법인 지학순정의평화기금 주최로 열렸습니다. 故 지학순 주교님은 정의와 평화를 위해 평생을 바치신 분입니다. 원주교구 교구장 시절에도 쌍다리 밑에 천막촌을 직접 찾아다니며 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염려하던 분이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군부독재와 유신정권 시절엔, 불의와 맞서며 사회정의에 앞장섰던 진정한 지도자였습니다. 부정부패 척결과, 힘없고 억눌린 노동자들과 농민들의 인권옹호를 위해 앞장섰고, 그런 이유로 독재 권력은 주교를 감옥에 가두는 오명을 남기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지 주교님의 체포로 한국천주교는 집단적으로 정의구현 실천에 앞장섰고,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결성되면서 권력에 무참히 짓밟힌 힘없고 억눌린 이들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기 시작하였지요. 정의와 평화의 이름으로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가 하나로 일치되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새삼 故 지학순 주교님이 그리워집니다. 오늘날 이 시대에 지 주교님이 살아계셨다면 우리 정치판을 보고 어떻게 하셨을까요?

지학순 주교님을 그리워하며 250여명의 걷기대회 참가자들은 나라를 걱정하였고,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부모를 잘못 만나면 자식이 망하듯이 지도자를 잘못 만나면 국민이 망하는 것이겠지요? 히말리야 산속의 작은 나라, 국가의 목표를 ‘성장’이 아닌 ‘행복’으로 정하고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 과제로 실현해 나아가는 부탄의 지도자와 그 국민이 한없이 부럽습니다. 모든 정치 경제와 교육의 핵심을 오로지 ‘국민의 행복’에 맞추는 나라, 행복한 나라 부탄의 지혜를, 억대의 수업료를 지불하더라도 배워 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도자의 덕목은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요즘 우리나라는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어수선하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IT 최강국의 나라인 대한민국이 다시 뒷걸음질을 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내년 이맘 때 쯤에는 ‘정의와 평화를 위해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에 행복이 묻어났으면 좋겠습니다.

Message Date: 12-03-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