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살레시오의 집 가족이 되어 행복합니다

이희석 (사회복지법인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살레시오의 집)

170417.jpg 지금으로부터 6년 전 6월, 제가 대학 생활을 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의 지도 교수님께서 우연히 제게 방학 기간 동안 대체 근무를 제안하셨고, 그렇게 저와 살레시오의 집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시내를 벗어나 외곽에 들어서면서 차창 밖으로 쏟아지는 햇살에 눈이 반쯤 감길 때쯤 숲 속에서 갑자기 커다란 집이 나타났습니다. 유년 시절을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지낸 제게 그와 같은 광경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살레시오의 집 거주인들이 저를 보고 마치 오랜만에 만난 벗을 대하듯이 악수하며 인사를 청하여 저는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맡은 업무는 살레시오의 집 가족들이 일상생활을 잘 영위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에 도움을 주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평소 감정표현이 더딘 편이지만 적어도 가족들 앞에서 함께 웃고 울고 놀라고 장난치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였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두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넘어갔고 저는 이대로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서 업무를 모두 마친 이후에도 봉사활동에 참여하였습니다.

다시 한 번 인연이 닿아 살레시오의 집의 품으로 돌아왔을 때 이곳은 많이 변한 모습이었습니다. 집이 넓어졌고, 숙소가 생겼으며 내부 인테리어도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변함없이 그대로 인 것이 있었습니다. 여전히 밝은 가족들의 모습, 저를 보고 오랜만에 만난 벗을 대하듯이 활짝 웃으며 반겨주는 모습에 왠지 쑥스러워 고개를 들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생활에서 때로는 속상한 일도 있었지만 서로 사랑하며 함께 어울려 지내는 동안 비로소 ‘가족’이라는 단어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6년 전 처음 마주치며 인사했던 모습 그대로 저를 반겨준다는 생각에 오늘도 어김없이 졸린 눈을 비비며 힘차게 발을 내딛습니다. 앞으로도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원훈처럼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살레시오의 집 화이팅!

Message Date: 04-17-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