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세상에 하나 뿐인 꽃’

“사고도 많이 치고 선생님들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항상 저희들을 배려해주시고 신경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쁘게 쓴 손 편지와 함께 받은 꽃 선물에 울컥하는 감동이 밀려 왔습니다. 제가 있는 시설은 형편상 부모와 생활할 수 없는 청소년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그룹홈입니다. 일상을 공유하며 친구처럼 자매처럼 정을 나누며 생활하고 있지요. 입사한 지 이제 4개월 되었으니 친구들과 좌충우돌하며 적응이 되어가는 중에 뜻하지 않은 어버이날 선물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친구들 때문에 마음고생도 많았지만 저 마다의 사정과 상처 때문에 쉽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음을 알기에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이곳 시설은 가정과 달리 공동생활이기에 시설의 규칙을 지키며 청소년기를 보내는 것이 다소 힘들어, 때론 반항도 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가 있을 때 마다 원장님 이하 선생님들의 사랑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며 따뜻한 가정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젠 서로가 조금씩 다가가며 편해졌고 “얘들아 안녕” “선생님, 안녕하세요?” 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철부지로만 생각했는데 자신의 용돈을 아껴서 깜짝 선물을 준비해 준 친구들이 너무 고맙고 대견하기만 합니다. 그동안에 아쉽고 서운했던 감정들이 눈 녹듯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저는 이 친구들이 “세상에 하나 뿐이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각기 다른 재능과 성격의 꽃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마다의 개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시설 벽에는 “늦게 피는 꽃은 있어도 피지 않는 꽃은 없다” 는 글귀가 붙어 있습니다. 그 말처럼 아직은 미성숙한 꽃씨를 가진 친구들이 저 마다의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우리라 다짐해 봅니다.

Message Date: 07-31-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