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출동! 옥수수 잡으러 갑니다

사회복지법인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홍보부

170906.jpg 옥수수 밭을 경찰들이 점령했습니다. 한여름의 폭염이 계속되던 7월19일 오전, 경찰 복장을 한 무리들 10여명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옥수수 밭고랑을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얼굴에는 정체모를 녹색 망을 뒤집어쓰고 부댓 자루를 하나씩 둘러메고는 비지땀을 흘리느라 여념이 없었지요.

옥수수잔치를 하루 앞둔 날이었습니다. 당장에 옥수수를 따야 하는데 ~ 봉사자를 구하지 못해 애태우던 시각에 맞춰 걸려온 원주경찰서 블링블링 봉사단장(이진우)의 느닷없는 전화는 하느님의 뜻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습니까?” 어찌나 고맙고 따뜻하고 간절했던 한마디였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시작된 옥수수와의 전쟁은 경찰대원들에게는 혹독한 훈련보다 더 혹독했던 시간이었다 싶습니다. 폭염경보에 외출을 삼가라는 메시지가 전달되었던 날이었기 때문이지요. 뜨거운 태양 아래 온갖 벌레와 모기가 득실거리는 옥수수 밭을 드나들며 쉼 없이 옥수수 열매를 따느라 하루가 참으로 길고 고달팠던 날이었습니다.

경찰 봉사대원들 10여명 속에는 여경도 있었습니다. 외모도 포기한 채 옥수수 망을 쓰고 땀범벅이 된 모습이 더욱 빛나고 아름다워 보인 하루였지요. 찜통더위 속에서 비번 날에 쉬지도 못하고 봉사에 참여해 주신 원주경찰서 블링블링 봉사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원주경찰서 서장(김형기)님도 무더위에 봉사하는 대원들을 위하여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 현장을 방문하여 격려해 주셨지요.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고 훈련보다 더 힘들다는 옥수수와의 전쟁을 치룬 결과 4천개의 옥수수를 따 냈습니다. 이 옥수수는 다음날 장애인들과 그들을 후원하는 후원자들의 고마운 양식이 되어 주었지요. 지역사회 봉사에 늘 앞장서는 봉사대원들이 있어 언제나 마음 든든합니다. 감사합니다.

Message Date: 09-06-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