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지적장애인의 날, 1박2일 여행

사회복지법인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정선 프란치스꼬의 집

170928.jpg 우리 시설은 지적장애인의 날이었던 지난 7월 4일에 1박2일 일정으로 횡성 숲체원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40명의 중증지적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는 시설에서 전체 이용인 40명이 함께 여행을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드문 일입니다. 장애가 심하다 보니 1:1 매칭이 되지 않는다면 위험으로부터 그 노출의 정도가 높아지고, 질 좋은 서비스 제공이 어려울 수밖에 없으며, 또한 그 날의 기후나 환경 상태에 따라 건강 컨디션이 좌우 되는 이용인이 있기 때문에 전체가 함께 여행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쉽지 않은 부분을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의미 있는 날에 장애인들을 위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준비해 왔습니다. 그 결과 부족한 보조인은 봉사자와 실습생으로 대체하고, 전체 직원이 모두 동참하여 1:1 매칭을 이룰 수 있었으며, 다행히 모두 상태가 좋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7월 첫 주간은 장마 기간으로 한 주 내내 비 소식이 있어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숲체원의 주요 일정은 대부분이 피톤치드와 힐링이었기 때문에 비가 온다면 여행의 의미가 무색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늘은 우리의 전체 여행을 허락했나봅니다. 억수같이 쏟아지던 비가 신기하게 그치고 야외 프로그램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야외 일정이 끝나자 또 다시 폭우가 쏟아졌고, 다음날 아침에는 다시 청량한 하늘과 공기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신비한 일이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이용인의 힐링 산책과 피톤치드를 맘껏 느끼며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부분 중의 하나는 횡성 숲체원에 있는 산은 높은 산은 아니지만 산 정상까지 나무로 된 안전한 산책로가 설치되어 있어 휠체어의 도움을 받아 이동하는 이용인들도 쉽게 산 정상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1박 2일을 보냈습니다. 누구보다도 가장 행복했을 사람은 시설 가족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난생 처음 가보는 산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자유와 해방감을 조금은 맛보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평등은 어떤 의미일까? 장애인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평등한 것일까? 지적장애인의 날을 맞아 다시금 인권이란 단어를 떠 올리게 합니다.

Message Date: 09-28-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