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자 <카리타스 운영/재정 이사>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사랑의 모금통’이 비치되어 있는 알링턴의 두 업소를 방문했다. 델리 샵을 찾을 때에는 가게가 가장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쩌다 시간이 나는 때를 이용하여 방문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바쁜 영업시간에 업소들을 찾게 되었다.
첫 번 방문한 Convenience Express (2450 Crystal Dr., Arlington, VA 22022)는 상당히 크고 바빠, 주인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사진을 찍은 후 급히 나왔다. 두 번째 방문한 Jon’s Café (1800 North Kent St., Arlington)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였으나 조금 여유가 있는 듯 했다. 또한 점심 때라 배도 고팠고 영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바쁜 시간이 지날 때까지 시간을 벌기로 했다. 점심을 주문하고 돈을 지불 한 다음 원주카리타스에서 나왔으니 회지를 위해 사진을 몇 장 찍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주인 아주머님이 반색을 하시면서 왜 점심값을 지불했느냐고 하시며 음료수와 과일을 갖다 주신다. 항상 업소를 방문할 때 느끼는 어색함이 반가이 맞이해 주시는 사장님의 친절로 금방 사라졌다. 업소의 사진을 찍는 것은 허락하셨으나 본인들이 찍히시는 것은 굉장히 계면쩍어 하셨지만, 우리는 질세라 주인님 사진도 같이 포함돼야 한다고 밀어부치며 몇장 찍었다. 공교롭게도 바쁜 점심시간에 방문하여 미안한 감도 있었지만 영업이 잘 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 원주카리타스 모금통 식구들이 열심히 사시는 모습들이 참 좋아 보이고 자랑스러웠다.
그동안 열심히 도와주시다가 요즘 관심이 뜸한 업소 여러분께 이 지면을 통해 부탁드리고 싶다. 아무리 작은 금액이 모금통에 모아진다 해도 꾸준히 우리와 뜻을 같이 하시는 분들의 도움으로 진정한 ‘티끌모아 태산’을 이룰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