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보내온 글

봉사자들이 더 행복합니다

송희섭(장주기 요셉재활원 자원봉사자)

170131.jpg 몇 년 전 장주기요셉재활원 친구들과 함께 둔내에 있는 청태산 자연휴양림으로 가을 나들이를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청량한 날씨에 형형색색의 단풍이 자태를 뽐내는 10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나들이옷으로 한껏 치장을 한 친구들은 무척 신나고 즐거운 표정이었습니다.

숲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데크로드를 따라 걷는 길은 아름다운 경치와 하나가 된 힐링 여행이었습니다. 설명을 듣는 우리 친구들이 얼마나 진지한지, 또 가끔씩 주어지는 질문에는 얼마나 적극적으로 답을 하는지 해설사 님의 폭풍칭찬은 끝이 없었습니다. 중간 중간 사진을 찍을 때는 모델 못지않은 포즈를 연출하여 큰 웃음을 주곤 했습니다. 실내에 있는 목공교실에서 목걸이를 만들 때는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던지 완성된 작품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친구들을 위한 나들이였지만 우리 봉사자들이 더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자연과 하나 되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친구들의 순수함이 마냥 부러웠기 때문입니다.

우리 봉사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장주기요셉재활원을 방문합니다. 우리의 봉사시간은 2시간 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입니다. 이 시간 동안 과연 친구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을 기다려주고 늘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지만 자신들의 마음을, 고민(?)을 숨김없이 들려주는 친구들을 보면서 장주기요셉재활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늘 새롭습니다.

장주기요셉재활원(원장:홍금표 신부)은 18세~60세까지 50여명의 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시설입니다. 장애인들이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며 더욱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또 많은 봉사자들이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Message Date: 01-31-2017